냉철함, 까칠함, 결벽의 완벽주의자.로열 백화점을 이끄는 대표 지승현을 지칭하기엔 이만한 수식어가 없었다.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일명 ‘저승현’의 앞날을 막는 건 아무것도 없……“신아 이제 안 떠날 거지? 다시 내 옆에 있어 줄 거지? 그치?”“당신 뭐야?”착각을 해도 단단히 한 듯한 이 여자, 강아리.그녀가 계속해서 그의 앞을 막는다.그래서 그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내 비서 합시다.”왜인지 모르게 제 곁에 두고 싶었다.“……제가 뭘 어쩌면 되는데요.”“어쩌긴 뭘 어째…… 고결한 날 이렇게 만들어 놨으니 책임을 져야지?”* * *“내 몸이 훌륭한 건 알겠는데 감상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는데.”승현의 가슴팍에 혼이 털렸던 아리가 화들짝 놀랐다.“가, 가, 감상은 제가 무슨 감상을 했다고…….”얼굴이 토마토색으로 변해 어버버 말을 더듬는 아리를 향해 승현이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였다.솜털이 쭈뼛 설 정도로 끈적한 음성이 전신을 휘감았다.“좀 더 뒀다가는 또 내 몸 더듬기 직전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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