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것도 억울한데, 환생한 삶도 쉽지는 않았다. 가난한 농부의 장녀로 태어나 줄줄이 딸린 동생들 건사하느라 허리가 휘던 여주, 메이아나 도슨.
입 하나 덜자고 수도로 올라와 우여곡절 끝에 귀족가의 입주 하녀가 되었지만 2년 내내 죽어라 고생만 하다가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쓰고 쫓겨났다.
“저 계집애가 한 번만 더 내 눈앞에 얼쩡거리도록 그냥 놔둔다면, 그때는 자네도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돈 한 푼 없는 맨몸으로 쫓겨나, 친절한 노파의 도움으로 하룻밤 잠잘 곳은 얻었는가 했는데…….
***
“좋아, 내가 채용하도록 하지.”
엘 블뤼엔 왕국에서 가장 유명한 발터민스터 공작이 그녀를 단박에 고용한다.
발터민스터 공작의 외동딸, 아리안테 위어 발터민스터의 전속 하녀로.
“아까처럼만 하면 돼. 어느 잡놈이 내 딸 옆에 접근이라도 할라치면 걷어차 주면 된다는 얘기지.”
과연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까?
***
“공녀님, 옷은 제대로 입으셔야죠!”
“왜? 왜 제대로 입어야 하는데?”
“지금은 대낮이잖아요. 잠옷을 입고 돌아다니실 거예요?”
“왜? 잠옷 입고 돌아다니면 죽어?”
요정도 울고 갈 귀여운 얼굴,
악마도 울고 갈 험악한 성격.
발터민스터 공작령의 미친 망아지, 아리안테 공녀.
‘아리안테의 악덕 리스트’로 태피스트리를 짜면 공작저의 모든 벽을 장식하고도 남을 지경이라는데…….
그러나 메이아나는 믿는다.
세상에 나쁜 개, 아니 공녀님은 없다고.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