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경력 단절 7년째. 지수의 외로운 밤은 자위 기구 친구들이 책임지고 있었다.다섯 번째 친구를 맞이하기 전까지는.어쩐지 유독 시비를 걸며 신경을 긁는 듯한 사내 후임, 세현과 벌이던 기싸움은결국 회식 자리에서 쉴 새 없이 주고받는 술 대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되고.“어제 너무 취해서 주소도 말 못 하시길래 저희 집으로 데려왔어요.”“…네.”결국 지수는 술에 취해 눈이 반쯤 풀린 세현을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는데.“깨셨으면 이제 가세요.”“지수 씨, 이거. 지수 씨 거예요?”세현이 손에 쥐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지수의 소중한 첫 번째 친구, 에그형 바이브레이터.저게 왜 저 사람 손에 있는 걸까.***지이잉“…….”한없이 가벼운 진동 소리가 무거운 적막을 가른다.버튼을 눌러 가며 시시각각 변하는 진동 패턴을 감상하듯이 바라보던 세현이갑자기 벌떡 일어나 별안간 재킷을 벗더니 넥타이를 끄르고는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 내려갔다.“뭐하세요?”“써 보게요.”“그걸 세현 씨…. 거기에요?”“그게 무슨…. 당연히 지수 씨한테죠.”“세현 씨, 아무래도 그건….”안 될 일…, 인가 싶기도 하고.나의 머뭇거림을 눈치챘는지 세현이 피식 웃으며 먼저 상황을 정리한다.“씻고 올게요.”“…….”“절대로 먼저 쓰지 말고 기다려요.”어떡해. 나 사람이랑 자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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