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복숭아 좋아해.”강준의 붉은 입속으로 발갛게 익은 복숭아가 베어져 들어갔다.열 여섯 여름에 시작 된 열병.열 아홉 겨울에 끝나버린 열망.그리고, 열한 번의 여름이 지난 뒤 다시 시작 된 열병.“여기 시장통 저축은행에 있는 지도 모르고서 말야……. 뉴욕, 샌프란, 파리, 런던……. 그런 데를 찾았잖아.” 희미한 조소가 입가를 스쳤다.“먹버하고 날랐으면 뭐 대단하게 살고 있을 줄 알았지.”“무슨, 소리야.”“너무 오래 전이라 잊으셨나? 내가 네 앞에서 빤스도 벗었고.”기름한 손가락이 떨리는 내 턱을 쓰다듬었다. “빤스까지 팔아서 바쳤는데, 네가 나 먹고 버렸잖아.”순수한 열망, 순정한 진심이 짓밟혔을 때.그럼에도 열망이 사그라 들지 않았을 때.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여름 복숭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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