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수정된 작품입니다.]그러니까 오늘이 첫날이었다.번역가로 참여한 연극 공연을 위해 남쪽 동네, 소슬로 내려온 첫날.이곳에서 시작한 가여운 내 첫사랑을 온전히 지워 없애 버리기로 결심한 첫날.“김준휘 대표님. 적어도 우리 직장에서 공과 사는 구분하고 삽시다.”“아, 우리는 이상한 사이지. 그것도 존나 이상한 사이.”용기 내어 선전 포고도 했지만, 김준휘는 별반 달라진 게 없다.급기야 우리는 열아홉 옛 기억에 취해 키스까지 하게 되는데.정작 김준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뭐? 실수? 그냥 잊어버려?“지금 간 보는 거지? 내가 너 좋아한다고 하니까 쉬워 보여서.”“쉽다고 말한 적 없어. 쉬워 보인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미련을 떨쳐 버릴 수만 있다면이런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특별히 크게 실수할 기회를 주는 거잖아, 김준휘 너한테.”좋아했던, 아니 좋아하는 남자 품에 안겨서좋았던 기억도 비워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확실히 해. 배이경 네가 허락한 거야.”김준휘는 엄지로 내 입술을 뭉개듯이 닦아 내고는그대로 날 매트리스 위로 쓰러뜨렸다.“그러게 그것부터 확인했어야지. 어디까지가 실수의 범위인지.”아, 뭔가 잘못됐다.우리는 이제 정말이지, 존나 이상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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