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를 못 알아듣네. 허구한 날 운동장만 구르니까 이런 쉬운 말도 못 알아듣지.”“말 같지도 않은 말 뱉어 놓고 장난 하냐?”도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서이준 이 새끼 시비 거는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니까. 축구부 주장인 도윤은 나름대로 신념이 있었다. 축구부원을 괴롭히는 새끼가 있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복수한다는, 그런 남들이 들으면 무식해 보이는 신념이. 그렇게 도윤이 우리 축구부원들 짱짱 앞길 막는 놈들 다 비켜 타입이라면 학생회장인 이준은 지구를 넘어서 우주 위에 혼자 우뚝 서 있는 타입이었다. 학생회? 물론 소중하지. 그래도 나 자신보다 소중할까. 학생회를 건드리는 건 회장으로 있는 자신을 무시하는 거라고 이준은 생각했다. 그러나 말빨로 조져서 상대방의 전의를 상실하게 하는 게 주전력인 이준의 혀도 도윤을 뚫을 수는 없었다. 애초에 도윤은 논리가 안 통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그냥 이 둘은 도윤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나 상극이었다. 그냥 안 맞아. 물과 기름은 댈 것도 아니고 톰과 제리? 그럼 누가 톰인데. 아 그냥 안 맞는다고. 하지만 언뜻 보면 이유 없는 개싸움으로 점철된 이 관계가 사실은 이유가 있다면?소꿉친구였던 그들이 서로를 싫어하게 된 이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 비밀이 밝혀지면서 그들의 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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