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일삼아 저주에 걸린 황녀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 패전국의 왕 칼레스가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 본문 중에서 -남자가 돌돌 말린 종이를 펼쳐 보였다.[라일라 환생 15회차 동안의 거짓말로 인한 사상자]5세, 황궁을 방문한 백작 자제와 결혼을 약속. 그러나 성인식 후 청혼하는 백작 자제를 전장으로 내몰아 마물의 먹이가 되게 함.6~15세, 거짓된 사랑의 약속으로 인해 자살 및 칼부림으로 200여 명이 생을 마감.16세, 유부남 남작을 꼬드겨 가보 훔쳐내게 한 후 차버림. 그 후, 가정 파탄과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남작이 황녀 궁 석상에 머리를 박고 죽음.“음, 생각보다는 많이 죽었네요. 그래서 생일 선물은 어떤 것으로 가져오셨으려나?”종이를 쓱 훑어보던 라일라가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물었다. “넌 평생 원하는 대로 거짓말을 하며 살 테고, 거짓과 편견의 눈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그건 정말 마음에 드는 선물이네요.”라일라가 남자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가로채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 말을 들어 놓는 것이 좋을 텐데?”냉기를 품은 남자의 눈빛이 칼날처럼 번뜩였다.“거짓말쟁이 영감님, 이만 가도 되죠?”헛소리를 해대는 남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섰고, 그녀의 등 뒤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쯧, 구제할 길 없는 인간이군. 그럼 나도 그에 맞는 선물을 줘야겠지.”“난 상관없으니, 그러시든가요.”“넌 #$%^&***%%%%&&&@”라일라가 문을 닫고 나오기 직전까지 남자가 저주를 퍼부었지만 상관없었다.황궁으로 돌아온 라일라는 침실로 들어가,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져 잠에 곯아떨어졌다.“까아악, 까악!!”아침에 시녀 낸시가 귀가 떨어져 나가도록 소리를 질러댔다.짜증이 확 밀려들어 몸을 일으키다가, 우연히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게 되었다.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서리가 내린 듯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었다. 거기에 하얀색에 가까운 초점 없는 연회색 눈동자. 그리고 뼈만 남은 앙상한 몸뚱이.화려한 조각의 마호가니 거울엔 흉측한 몰골의 고약하게 생긴 마귀할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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