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원작의 여주인공 씨.”세 번의 절망과 죽음. 그 끝에서 매번 내 남편과 모든 걸 빼앗은 여자가 사실 빙의자라는 것을 깨달았다.네 번째 회귀, 이제는 빼앗긴 모든 걸 되찾을 때다.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력자가 필요했다.미친년에게는 미친놈으로.“나를 약탈하세요.”황태자 아르파드 이스트리드.나는 그에게 약탈혼을 의뢰했다.“대가로 전하가 미치지 않도록 해 줄게요.”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나는 승리감 어린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그대가 약속을 어겼어.”“내가 뭘……?”“내가 미치지 않게 해 준다며?”“해 줬잖아요? 광증은 다 해결됐고…….”아르파드는 내가 도망치려는 걸 막으려는 듯 더 꽉 끌어안았다.“아니, 난 이미 미쳐 버렸거든.”아르파드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누구 때문일 것 같아?”느릿하게 고개를 든 아르파드의 붉은색 눈동자를 다시 마주하자 긴장감이 가득 차올랐다.“설마, 나 때문에……?”“그래. 그러니까 책임져야지. 평생.”나는 이어질 말이 조금 두려웠다. 본인의 말대로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돌아 버린 것 같았으니까.“당신이 책임지지 않겠다면……”그의 낮은 목소리가 끈적하게 뇌리를 적셨다.“지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책임지게 만들고 말 거야.”그의 입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두 눈은 광기 어린 집착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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