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슈바르넨. 그는 슈바르넨 공국의 개였다.
슈바르넨 공왕의 충성스러운 번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과 선망을 한 몸에 받는 대상은 그의 형이었고 테너는 슈바르넨을 지배하는 공왕의 개였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공왕의 명령이 떨어진다.
‘나를 대신해서 라투앙네 왕실의 다섯 가문 중 유일한 왕위 계승 후보 왕녀, 레지나와 결혼해줬으면 해.’
사랑도 없는 결혼. 그저 형의 명령에 따라, 테너는 레지나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오늘 저와 이야기 좀 해요. 테너.”
“바쁩니다. 카르텔은 언제나 밤에. 특히 더욱.”
“하지만 그럼 우린 언제…….”
“정 그러시면 제가 돌아올 때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시면 되는 거 아닙니까?”
찬바람 가득한 결혼 생활. 아아. 레지나가 바라던 것은 이게 아니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던 자신이 바보 같아졌다.
슈바르넨과의 결혼은 제 욕심이었다. 그가 너무 좋아서, 그의 아내가 되고 싶었던 순전한 제 욕심.
레지나는 무심과 경멸에 뒤 싸인 테너의 두 눈을 보며 서서히 메말라갔다.
그리고 플로나 가문의 숨겨진 힘을 이용해 시간을 되돌리기로 했다.
<프리지아>의 꽃말. 새로운 시작을 이용해서.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