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런 사이 아니었잖아요 [선공개]

우리, 이런 사이 아니었잖아요

“제가 당신을 돌아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결단코.”
그는 제 부인이 망루에서 뛰어내릴 때까지도 그 말을 착실하게 지켰다.
그랬는데.
***
“제가 어떻게 해야 도망가지 않을 겁니까? 어떻게 해야 제 곁에 있어줄 겁니까?”
“…짖어보세요. 늑대는 개과잖아요? 어디 한번 개처럼 짖어보라고요. 아님, 강아지처럼 배라도 까뒤집어보던가요.”
시답잖은 도발에 그 고고한 남자의 한쪽 무릎이 꿇렸다.
가녀린 발목을 조심스럽게 잡은 손과 살갗에 닿는 입술.
전부 꿈이 아닐까 싶을 때,
“멍.”
개처럼 짖으며, 또한 강아지처럼 애교를 부리며.
그는 제 반려를 붙잡았다.
***
여자는 반려가 되기를 한평생 바랐고, 남자는 반려가 사라지기를 한평생 바랐다.
그래,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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