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 기도를 들어줬다

신이 내 기도를 들어줬다

푸르트의 황후는 특별했다. 고귀하고 성스러운 존재, 성녀. 
무너져가는 나라에 성녀는 빛이자 구원이었다. 세상은 그녀를 사랑하고 경배했다.
“목숨줄을 틀어 잡힌 날이야. 내 목에 기어코 목줄을 채운 날이라고, 저 여자가!”
하지만 황제는 황후를 증오한다. 목줄을 채우고 목을 비틀어대는 황후를 경멸해 마지않는다. 가증스럽기만 한 원수의 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제 눈앞에서 사라지거나 더는 쓸모가 없어지기를 바랐다. 폐위라도 시킬 수 있게.
그리고 성녀는 그 소원마저 이루어줬다. 그가 원하지 않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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