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로 쏟아지는 무준의 숨은 기이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재이는 목석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감각이 살아있는 사람이고, 여자였다.
“본부장님. 괜찮으세요?”
“잠깐만. 후……, 잠깐이면 돼.”
불안정한 호흡을 뱉으며 이렇게 있어 달라는 요구를 해오는 남자를 매정하게 뿌리치기는 어려웠다.
불쑥 다가온 손이 재이의 얼굴을 감쌌다. 목덜미를 덮은 그의 손이 크고 뜨거웠다.
“네 숨 좀,”
처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무준은 괴로워 보였다.
“가져갈게.”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요구에 넋이 나간 재이는 가만히 무준만 바라봤다.
아까보다 비가 많이 그쳤지만 순환되는 공기 속에 비 냄새가 진동했다.
***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라면 누군가의 손이라도 잡고 싶었다. 그 누군가가 검은 욕망으로 가득한 악마라고 할지라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 관계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