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다고. 그것도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재혁의 서늘한 눈빛이 소윤의 배를 훑었다.
“넌 날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런 주제에 다른 남자?”
“착각이었어요.”
“뭐?”
“동경을 사랑으로 착각한 거예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어린 시절, 동화 속의 성처럼 거대한 저택에서 만난 재혁은 왕자님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첫사랑은 길고 긴 짝사랑이 되어 소윤을 괴롭혔다.
한재혁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남자였으니까.
“그러니 이만 끝내요. 우리 관계.”
“…….”
“한재혁 전무님.”
그렇게 소윤이 그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찰나였다.
재혁은 그대로 소윤을 벽에 밀쳤다.
“뭐 하는 거예요?”
“괜찮아. 네 경박한 행동 따위, 한 번은 눈감아 줄 테니까. 물론 마지막일 테지만.”
입술이 닿기 직전, 재혁이 소윤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나한테서 달아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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