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하게 파고드는 [독점]

아찔하게 파고드는

“은하야. 그동안 재미있었지?”
그윽하면서도 낮게 깔린 목소리에 은하는 숨을 멈췄다.
아닐 거야. 현실을 부정하는 눈빛엔 공포가 서렸다.
실마리만큼 희망이 공기가 되어 사라진다.
저를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듯한 눈빛을 잊고 싶어도 잊지 못했다.
제 몸 구석구석을 핥고 빨았던 태진이 입가를 적신다.
두려움에 목이 콱 조여온다.
“날 엿 먹이고 도망을 친 소감은 천천히 우리 집으로 돌아가서 이야기 나누자고.”
“태, 태진 씨.”
제 가족을 몰살시킨 주범이자 아이의 아버지인 태진이 다가오자, 은하는 아예 등을 돌리며 아이를 보호했다.
“아, 안 돼요. 이 아이만큼은 안 돼! 절대로 안 돼!”
“주은하, 네가 어떻게 발버둥을 치든지 넌 내 아이를 빼돌리지 못해. 지금도 봐봐. 내가 기어이 널 찾아냈잖아.”
그의 숨결이 귓가에 파고든다. 
후, 일부러 귓가에 숨을 불어넣으며 비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감히 내 아이를 품은 채 종이 쪼가리 한 장 남겨놓고 사라져? 
주은하한테 2년 동안 아주 제대로 물 먹었어.”
소름이 쭈뼛 돋는 동시에 그가 치아로 귓불을 살짝 깨물곤 핥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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