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 부부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남편이 그녀에게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끝내줄게, 이 결혼 생활.”
“이유가 뭐예요? 혹시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어요?”
“네 기준에서는 실수일 수도 있겠네.”
“대체 무슨…….”
“들으면 후회할 텐데.”
“그럴 만한 행동을 했다면 감당해야죠.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해줘요. 내가 대체 뭘 했는데요?”
이주의 집요함에 마침내 벌어진 현우의 입술 사이로,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고백.”
“무슨…… 고백이요?”
한순간 의아함과 초조함이 뒤섞인 이주의 목소리가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남편이 건넨 이혼 서류 못지않은 폭탄 발언이 날아들었다.
“이 결혼 생활을 유지할 자신이 없을 만큼,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던데.”
*
아내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이혼을 원하지 않아요.”
“너한테 이 결혼을 지켜야 할 이유가 대체 뭐가 있는데.”
“당신이요.”
“뭐?”
“내가 사랑하는 그 남자가 하현우 씨, 당신이니까요.”
“나는 네가 원하는 걸 줄 수 없어. 그러니까 괜히 기대하고 상처받고. 그런 거 하지 마. 그러려고 한 거잖아, 이 결혼.”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당신이 날 사랑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글쎄. 당장에 네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가당키나 할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믿게 만드는 수밖에.”
그녀는 지금까지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감춰왔다면,
이제는 반대로 그 마음을 원 없이 보여줄 생각이었다.
“딱 한 달만 진짜 부부로 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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