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연습생

10년째 연습생

만년 연습생, 루나 화석, 선물 셔틀.
10년째 연습생인 나를 대표하는 활동명은 그게 전부였다.
그런 내게 마지막일지 모를 기회가 찾아왔다.
"타 기획사에서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왔어."
사실상 퇴출이나 다름없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적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아이를 만났다.
“표정, 풀려서 다행이네. 아직도 긴장돼?”
“……아니.”
“거봐. 아무것도 아니랬잖아.”
우뚝 발걸음을 멈춘 은겸이 내게 들린 반지를 채 가더니 대뜸 손끝을 잡아 쥐었다.
“손가락 펴 봐.”
그의 명령에 자연스레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들어갔다.
섬세한 손이 스칠 때마다 따뜻하기보다 뜨거운 감각이 손가락 전체를 휘감았다.
“반지도 돌아왔으니까 긴장하지 말고 자신 있게 해.”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조곤조곤하는 말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예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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