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왕이면 나랑 뒹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내가 더 잘생겼잖아.”
자신의 사촌과 약혼을 앞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남자, 서도경.
“그냥 못 본 척해 주시면 안 돼요?”
그 결혼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자, 윤혜주.
“내가 불쌍해 보였어요? 혹시 나를 동정해요?”
“동정할 생각은 없고, 동정을 줄 수는 있어. 가질래?”
상처로 얼룩진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아온 그녀에게서 도경은 처음으로 소유욕을 느꼈다.
그녀의 상황 따윈 도경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결혼 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돈 때문입니까?”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함부로 몸 굴리지 말라고 해 주는 말인데.”
*
그의 짙은 눈썹이 매끄럽게 휘었다.
고개를 살짝 내려 더욱 가깝게 얼굴을 붙여 왔다.
“그럼 난, 뭘 하면 돼요?”
“흔들리면 돼.”
더없이 단호한 목소리였다.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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