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
“차 진욱 씨.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일 년 전에 그녀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만남이었다.
그녀가 누구인지 생각난 진욱은 여자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렇게 만남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지금 뭐 하는 거지?”
“이래 주길 바란 거 아닌가요?”
“뭐라고?”
“진욱씨도 저 여자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잖아요.”
“그걸 어떻게 알지?”
“표정만 봐도 알아요. 저랑 만났을 때랑은 완전 딴판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앞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 자신을 거절했다. 그 생각이 나자 미간이 좁혀졌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무슨 일로 날 만나러 왔는지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제 이름은 기억하시나요?”
홍서현, 그 이름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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