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관계는 유효해.”
 시작과 동시에 끝을 말한 사람은 태욱이었다.
때가 되면, 쿨하고 산뜻하게 끝내자고.
서로의 몸을 탐하는 가까운 사이지만 미래를 약속하지 않은 사이.
 “나 사랑해?”
“사랑? 웃기는 말을 다 듣네.”
 슬며시 고개를 치켜든 기대감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바스러졌다. 
태욱이 한 걸음 다가와 하진의 턱을 잡았다.
 “우리 꽤 잘 맞았잖아?”
“…….”
“네게 딴 새끼가 생긴 것도 아니고 이 관계를 끝낼 이유가 없지.”
 뜨거운 몸과 달리 차갑게 식어가는 마음은 천천히 닫혀갔다.
예정된 끝이 왔을 뿐인데…….
 “하진이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태욱이 폭탄을 던졌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제 처지가 얼마나 곤란해질지는 모르고.
 “왜 결혼하려는 건데?”
“딴 새끼가 네 몸 갖는 생각을 하면 돌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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