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우 씨는 사람을 참 거슬리게 해.”
연우를 빤히 내려다보던 강욱이 피식 웃으며 담배를 물었다. 불이 붙자 하얗던 심지가 검게 타 들어간다.
그가 고개를 젖히며 연기를 내뱉었다. 적막을 타고 흩어진 연기가 연우를 꽉 옭아맸다.
“한 번 눈감아 주고, 두 번 눈감아 주고.”
담배를 태우는 내내 새카만 눈동자는 미동조차 없다.
“세 번을 모른 척 눈 감아 줬는데 기어이 내 등에 칼을 꽂으시네.”
오해라고 말해야 하는데 목이 탁 막혔다. 연우는 대답하지 못한 채 뜨거운 숨을 삼켰다.
그가 잇새로 담배를 문 채 연우의 턱을 그러쥐었다.
“그렇게 간절하면 낳아요, 내 아이.”
고개를 기울인 그가 담배꽁초를 튕기듯 던져 버렸다. 물기를 머금은 공기에 노출되자 시뻘건 화염을 이루던 불씨가 금세 잦아든다.
“나도 궁금해졌거든.”
붙잡힌 턱이 그를 향해 들렸다.
“내 씨로 낳은 아이는 어떻게 생겼을지.”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미약한 바람 한 번에 일어섰다. 태강욱의 눈빛이 변한 건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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