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숨어 있었네. 그건 우리 아이 옷인가?”
재헌의 검은 눈동자가 라진의 부른 배와 그녀의 손에 들린 빨간 스웨터에 차례로 닿았다.
“이사님 아이 아닙니다.”
재헌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걸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애써 거짓말을 하는 여자를 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
“네가 낳은 아이는 전부 내 아이야.”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아침이 오면 해가 뜨고 밤이 오면 해가 지는 것과 같은 진리라고 생각해.”
***
8개월 전.
무려 7년 동안 짝사랑해온 상사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라진은 취기를 빌려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제안한다.
“제게 오늘 밤을 주세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난 하룻밤으로 끝내겠다고 한 적 없는데.”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지만 라진은 떠나야 했다.
'아이를 지켜야 해. 어차피 계약이 끝나면 깔끔하게 헤어지기로 했잖아.'
그렇게 사라져버린 라진은 몰랐다. 재헌의 눈이 뒤집혔다는 것을.
“사 비서는 잘 모르나 봐. 내가 너한테 미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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