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한테 미안한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어.”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바빠서 미안한 것 말곤 없어요?”
“없어. 내가 아는 사랑은 너밖엔 없어.”
끔찍한 실연을 당한 선배에게 연민 따위 가져 본 적도 없고,
오래전부터 그를 사랑해 온 적도 없다.
만남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선배 중 하나에 불과하던 태욱이 차츰 한 남자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나직한 밀어를 속삭이는 스위트한 남자는 아니었다.
좋고 싫은 감정을 드러내는데 있어 우유부단하진 않았지만 결코 다정하진 않았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견딘 그이기에,
아프다, 힘들다 투정 따위 할 수 없었다.
주위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서로 사랑하고 있기에 남들의 시선 따위 상관없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나 바빠진 그로 인해 수정은 외로워졌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저 괜찮은 척하고 있었다는 것을.
많이 외로웠다는 것을.
“어떤 시간이 됐든 같이 하자.”
그런 그녀에게 사랑하는 남자의 그 말은,
알게 모르게 고여 있는 모든 외로움을 불식시킬 만큼 완전한 고백이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