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지은 죄를 갚아야지. 내 옆에서 몸으로 갚고 위자료 먹고 떨어지면 돼.”
푸른 새벽녘을 연상시키는 서늘한 남자의 눈이 서아를 향했다.
“그러니까 결혼하자고.”
말도 안 되는 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도지헌이 결혼하자고 하다니.
“왜. 싫어? 너 나 좋아했잖아.”
지헌이 손을 뻗어 서아의 귓바퀴를 부드럽게 쓸었다.
차가운 표정과 반하는 역설적인 행동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절대 윤서아를 사랑할 리 없는 남자.
이 남자 옆에 있으면 지독하리 외로울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런데도, 그가 좋았다.
“네. 결혼해요.”
이용하기 위한 나쁜 계략이란 걸 알았지만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지헌과의 결혼은 서아에겐 꿈이었으니까.
***
윤서아가 떠났다.
겹겹이 쌓인 죄책감은 숨도 쉬지 못하게 심장을 짓눌렀다.
감히 염치도 없지.
그렇게 상처 줘놓고 다시 찾아가면 그건 개새끼지.
나도 아는데.
결론은 하나였다.
“내가 어떻게 너를 보내.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지헌은 서아를 되찾기 위해 마지막으로 나쁜 놈이 되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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