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

처음부터, 너

두 달 만에 돌아온 집에서 들리는 질척한 남녀의 교성.
벌컥 문을 연 방에는 야동을 보고 있던 20년 지기 친구 채은이 있었다.
 
“너, 지금 뭐 하냐?”
 
***
 
“윤재야, 나 당분간 너희 집에서 신세 좀 지자.” 
“안 돼.”
“왜 안 돼?!” 
“아무리 친구라도, 신체 건강한 성인 남녀가 동거라니.”
“그, 그게 뭐? 나는 상관없어.”
 
성큼, 진한 남자의 향기가 어느새 채은의 코앞에서 풍겼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윤재의 매혹적인 낮은 목소리가 진득하게 흘러내렸다.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채은의 턱을 살포시 쥐어 잡은 그가 다가왔다. 
고개만 살짝 내리면 두 입술이 닿을 거리에서 위협하듯 속삭인다.
 
“정말, 괜찮겠어?”
 
결국 시작된 그들의 아슬아슬한 동거.
이 동거가 끝나는 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 사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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