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저요…… 저는 파혼했는데요.”
애써 웃음을 삼키는 그의 얼굴에 은은한 빛이 감돌았다. 그 미묘한 변화를 알아챈 은조의 심장이 점차 빠르게 뛰었다.
느껴졌다. 저로 인해 한 남자의 심리 상태가 정점을 찍다가도 추락할 수 있단 사실을.
“그래서?”
“저는 파혼녀라구요.”
“그게 뭐.”
“……아무렇지 않으세요?”
“더하면 더했지. 서은조한테 뒤지지 않는 놈이 나일걸?”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주원은 알았다.
은조의 머뭇거림, 그리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는 듯 흔들리는 눈동자 속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 건지.
“이거…… 썸인가요?”
“서은조가 신호를 느꼈다면 썸이겠지, 난 이미 보냈고.”
그의 손이 뺨을 더듬은 것도 아닌데 은조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 * *
“지금 와서 돌아설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봐. 자신 있으면 해 봐, 어디. 붙잡아 볼 테니까. 잡고 매달려 볼 테니까.”
“제가 팀장님한테 어떻게 그래요…….”
“자신 없어? 그럼 끌리는 대로 해. 맘껏 흔들어 볼 테니까 넌 그냥 흔들려.”
모순적이게도 이 순간 은조는 답을 찾은 듯했다. 무섭게 몰아붙여도 그의 손만은 따뜻했으니까. 성난 눈빛 이면의 따뜻함을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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