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복 형과 약혼했다, 임신한 줄도 모르고.
“아까부터 표정이 왜 이따위지?”
느릿하게 움직인 입술 사이에서 낮고 묵직한 저음이 내려앉았다.
커다란 손이 허락 없이 시아의 볼에 닿았다.
따스한 촉감이 뺨에 닿는 순간부터 심장이 곤두박질치듯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지후의 짙은 시선이 오래도록 시아의 눈에 와닿았다.
그저 닿았을 뿐인데, 온몸의 신경이 반응했다.
하지만 시아는 알고 있었다.
이 달콤한 착각을 깨는 주문을.
“당신 결혼식도 그쯤이었지?”
“갑자기 내 결혼식 이야기는 왜 꺼내.”
불쾌함이 가득 찬 그의 미간이 구겨졌다.
덕분에 시아는 다시 냉정을 되찾았다.
곧 다른 여자와 결혼할 남자. 그게 지후의 위치였으니까.
죽어도 이 임신만큼은,
비밀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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