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달 이울다

새벽달 이울다 완결

‘꿈에서 본 얼굴이랑 똑같아. 세상에…….’
오랫동안 집안을 후원해준 후견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소윤은 늘 꿈에서 봤던 남자와 마주친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서월입니다.”
***
얼음이 녹아 다시 채워진 잔을 비운 소윤은 입가심으로 집은 곶감을 제 입으로 가져가는 대신, 벌써 몇 잔째 술만 들이켜는 서월에게 내밀었다.
“좀 드세요.”
“…….”
술기운이 오른 건가.
서월은 멀찍이 뻗은 손을 잡아, 집고 있는 것을 입에 넣었다. 그러자 저가 내밀었을 때처럼 소윤의 얼굴이 발갛게 물든다.
달다.
파드득 손을 숨긴 그녀는 자신과 달리 으레 무표정인 그를 원망스레 보았다.
“전부터 말하려 했는데,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오늘은 보름이 아니니 실수도 아니다. 그리고 술기운이라는 어설픈 핑계를 붙이기엔 너무 멀쩡해 보이고.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은 오해할 수 밖에 없다.
서월은 느른히 나무기둥에 몸을 기대며 다소 오만하게 말했다.
“그럼 내 앞에 기웃거리지 마.”
“…….”
“덕분에 단맛을 알아버려 언제 집어 먹을지 모르니.”
내리깔린 금안이 형형히 빛나며, 먹잇 감을 앞둔 짐승의 그것처럼 고요히 소윤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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