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한 약혼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어요?”
짐짓 비장해 보이는 음성에 도재의 입술이 올라갔다. 감정이 격으로 치달은 서우의 숨결이 빨라졌다. 이성이 휘발되고 정신이 흐려진다.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데.”
“뭐든 다요.”
뭐든 다 하겠다는 말에.
“날 사랑해 봐 그럼.”
원하지도 않는 제 사랑을 바랐다. 때문에.
“사랑하는 척 해줄게요.”
도재를 향한 마음을 숨긴 채, 복잡한 가면을 얼굴에 씌웠다.
“사랑해요.”
이렇게라도 한 번은 그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음에 어이없게도 다행이라고 여기던 찰나.
“각오 단단히 해 아프게 할 거다.”
그가 제 안으로 침범해 왔다. 자극 점을 찔러오는 손길에 몸이 태풍을 만난 듯 흔들렸다. 온 마음이 거센 바람에 못 이겨 산산이 부서지고 펑, 몸은 절절 끓다 폭발해 버린다.
그가 걸으려 하는 길에 덫을 놓았다 생각했다. 그 덫에 저가 걸릴 것이라 생각지 못한 채.
제 발목에 서도재라는 족쇄를 채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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