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위태로운

여전히 위태로운

풍랑의 파고가 높았던 삶, 
하서는 불안 대신 안정을 바라고 결혼을 택했지만
전남편은 외도로 아이까지 낳아 왔다.
이혼 후, 미우면서도 좋은 바다와 엄마가 있는 
서주 시로 돌아온 하서.
잔잔히 상처를 마주하고, 천천히 마음을 추스르던 
여느 일상의 어느 날. 
“찾았네요. 내가. 진짜.”
뜨겁고도 아찔했던 ‘여름’이 그녀를 다시 찾아왔다. 
출장과 여행을 겸비했던 2년 전, 런던.
길 잃은 하서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해 주려던 준환이었다.
<나는 하서 씨가 좋아요.>
<나는 그냥 재밌었어요. 그게 다예요.>
<내가 한국에서 당신을 찾으면, 그때는 다시 같이 있을래요?>
느리면서도 짧았던, 그저 들끓던 그와의 밤은
영원히 반짝이도록 깊은 데 꼭꼭 숨겨 두었는데.
재회한 준환은,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서로에게 위태로운 존재였다. 
“그냥 친구로 지내요, 서주에서는.”
“당신은 있고 싶은 곳에 있어요. 당신이 있는 곳에 있을게요. 내가.”
그럼에도 매일 지치지 않고, 더욱 분명하게 파도가 친다. 
바위는 그런 파도의 움직임에 조금씩 깎여 간다. 
그러면 마침내, 둘은 하나로 녹아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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