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내가 당신 숨통을 쥐는 거야.”
고요한 호수 같던 그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지길 바랐다.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당신을 살릴 수도, 벼랑 끝으로 몰수도 있다고.”
그가 날 버린 걸 후회하며 괴롭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뻔뻔하게도 날 막아서며 말했다.
“지금은 나부터 살자. 멀어지지 마. 내 눈앞에 있어.”
“차이고 차여도 매일 처음인 듯 다가갈게.”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신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을게.”
이별을 말한 그가 왜 세상이 무너진 얼굴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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