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 더는

상무님, 더는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 서하준 내 아이야?”
짧은 메시지 하나를 남기고 홀연히 떠났던 신태인이,
지태인 상무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묵직한 저음으로 내 아이의 이름을 감히 입에 올린다.
예현은 독기 어린 시선으로 그를 올려봤다.
“네 애 아니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서예현.”
“더 이상 선 넘지 마시죠. 지태인 상무님. 
저흰 이제 직장 상사와 직원 그 이상 그 이하의 관계도 아닙니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단호히 돌아서야만 하는데…
대나무 묵향이 짙게 밴 남자의 향에 자꾸만 몸이 이끌린다.
그를 꼭 닮은 아이의 맑은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5년 전의 기억으로 돌아가 버렸다.
“제발 우리한테서 떨어져 줘.”
“예현아.”
“제발 다시 사라져주라.”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떨쳐내려 애를 써봤고, 
자꾸만 가까워지는 태인에게 의지하는 자신을 다잡아 보려 노력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 왜.
예현은 태인 때문에 자신에게 소중한 모든 것을 잃을 위기 앞에서 처절히 소리쳤다.
“상무님, 더는 다가오지 마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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