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하자.”
“미쳤니?”
차분하게 뱉어진 승하의 말에 예진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어이없는 제안이라는 거 알아. 하지만,”
“이혼 서류에 사인하자는 말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예진은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였다.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던 아메리카노의 향이 지독하게 느껴졌다.
“이제 나는 당신에게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아무리 내가 집을 나오면서 끝난 결혼 생활이라지만 2년 만에 만나서 하는 말이 ‘결혼하자.’ 라니.
“필요해.”
* * *
“더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이었네.”
예진은 승하를 노려보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승하의 표정이 어떠한지 그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예진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곪아 터져 흉 졌다고 생각했던 상처에 진물이 흘러나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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