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인 줄 알았는데

꽃길인 줄 알았는데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다 죽고 과거로 돌아왔다.
다시 얻은 삶, 이번 생은 오직 나를 위해 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첫 걸음으로 난생처음 이국땅에 발을 들였는데......
「일부러 내 주변에 맴도는 건가?」
「제가 언제 댁 주변에 맴돌았다고 그래요. 절대로 아닙니다!」
호텔 앞에서 한 번, 엘리베이터에서 한 번, 라운지 바에서 한 번.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남자와의 연이은 만남.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면 운명이라고 했던가.
이 남자, 어쩐지 자신에게 작업을 걸어오는 것 같다.
「내가 정말 별로야?
나는 네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는데.」
턱을 잡고 있던 손가락이 느릿하게 그녀의 얼굴을 타고 올라갔다.
그러고는 입술에 멈추더니 가볍게 훑어 내며 떨어져 나갔다.
그 은근한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을 보냈으나,
그에게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깨끗히 잊고 귀국했다.
그런데,
단 한 번 저지른 불장난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드디어 찾았네. 날 물 먹인 소감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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