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붙어먹던 서다은이 배다른 동생의 약혼녀라… 재미있네.”
서욱은 차갑게 중얼거렸다.
다은과 시선을 맞춘 그의 눈빛은 얼음장 같았다. 5년 전, 자신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던 남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원망할 수는 없었다.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자신이었으니.
“당신 동생인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알았었다면.”
다은의 연약하고 목소리 끝이 힘없이 떨렸다.
“우리 사이, 말해요. 우리 이렇게 다시 만나면 안 되는 사람들이잖아요.”
“누가 그래?”
그녀가 체념한 듯한 말에 서욱이 비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다시 만나면 안 되는 사이라고.”
그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원래라면 오늘 한국을 떠날 생각이었거든. 그런데 마음이 바뀌었어.”
“마음이 바뀌었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여기서 지내 볼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거든.”
서욱은 온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공간을 둘러보며 슈트 재킷 단추를 꿰맸다.
“그러니까 입 다물어. 너랑 내가 붙어먹던 사이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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