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바라진, 예쁜 말 [선공개]

되바라진, 예쁜 말

“아이를 가져. 네 값어치가 달라질지도 모르니까.”
“무슨……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녀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욕조 안의 물이 출렁이며 바닥으로 요란하게 떨어졌다.
아이는 싫다.
주 여사의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네가 뭘 낳을지 모르잖냐는 그 눈빛. 영혼까지 죽이던 그 눈빛이 다시 목을 조르는 것만 같았다.
“난 내 아이를 다시 되돌려 받고 싶을 뿐이야.”
그는 고저가 없었다. 화도 원망도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그저 태어나지 못했던 아이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듯한 어조였다.
눈앞의 절망이 그녀를 또 한 번 절벽으로 내몰았다.
“미쳤어……. 미쳤어. 너.”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음성이 흩어졌다. 우조는 그 음성에 홀린 것처럼 촉촉하게 젖은 손을 뻗어 수아의 뺨을 매만졌다.
“제정신이라고 한 적 없어.”
황폐함이 가득한 새카만 눈동자가 오롯이 그녀를 바라봤다. 마치 이 말을 전하기까지 걸린 그 오랜 시간을 이렇게 살아왔다는 듯이.
《되바라진, 예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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