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비서계약

불순한 비서계약

“나, 임신했어요.”
시집가서 사랑받고 살라는 할머니의 소원을 지키기 위해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사랑은 없었지만 적어도 행복은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찾아와 임신했다고 말하는 남편의 비서를 보며 지윤은 절망했다. 차라리 이혼해 달라고 했으면 이렇게 비참하지 않았을 텐데.
이혼만이 답이었다.
십 년의 결혼생활 끝에 남은 것은 커다란 캐리어 하나. 언덕길을 내려가며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사람 잘못 보셨어요. 길 좀 비켜 주시겠어요?”
“아닌데, 한눈에 알아보겠던데.”
어렸을 적부터 같이 자라 가족이나 다름없는 태진이 눈앞에 나타난다. 아무 계획 없던 지윤에게 비서가 되어 함께 일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한다.
그리고 태진은 친구가 아닌 남자로서 점점 다가오기 시작한다.
“한지윤, 나한테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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