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짓

몹쓸 짓

“구걸을 아주 재미있게 하는군.”
남자의 비릿한 목소리가 도아의 귓바퀴를 때렸다. 도아는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어릴 적 이불 속에 숨어 몸을 오들오들 떨며 상상하던 악마는 이마에 뿔이 난 추악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난 그것은 이리도 눈이 부시게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태도가 왜 그래?”
아버지의 사업체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사망에 이르게까지 한 우성 그룹의 실세 주서호.
“웃어야지, 예쁘게.”
당신이 원한다면 웃어야지, 기꺼이.
그를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그녀는 뭐든 팔아넘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프로젝트도, 알량한 자존심도, 빠르게 뛰는 심장까지 모두 다.
도아는 금방이라도 피를 토할 듯 새빨간 입술을 느리게 달싹였다.
“이걸로 우리 거래는 성사된 건가요?”
그녀가 기쁘게 미소 지었다.
주서호, 이제부터 어떻게 갚아 줄까.
지금까지 당신이 내게 한 몹쓸 짓을.
* * *
“이도아 씨와 나의 약혼을 발표할 생각입니다.”
말을 마친 서호는 도아의 하얗고 여린 손등에 제 입술을 살포시 덮었다. 그리고 그녀의 깨어질 듯 검은 눈동자와 시선을 맞췄다.
그를 바라보는 눈이 삭풍을 맞고 선 나뭇가지처럼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짙은 갈증이 일었다.
당장이라도 여린 허리를 끌어당겨 품에 안고 입 맞추고 싶었다.
아무리 짓밟아도 억세게 자라날 것 같은 잡초 같은 여자. 그래서 더 짓밟고 싶게 하는 사람.
그러나.
왜 자꾸 저 아픈 눈을 보듬고 싶어지는지.
“이도아 씨, 나와 약혼해 주겠습니까?”
서호의 갸륵한 눈동자가 도아를 향해 일렁였다.
이도아, 난 당신을 어쩌고 싶은 걸까.
당신이 내게 한 몹쓸 짓에도 불구하고.

더보기

컬렉션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

링크를 통해 구입 시,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소셜넷의 지속 가능한 운영과 발전을 위해 사용됩니다.

링크를 통해 구입 시,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소셜넷의 지속 가능한 운영과 발전을 위해 사용됩니다.

웹소설을 추천해드려요!

리뷰를 남겨보세요!
취향을 분석하여, 웹소설을 추천해드려요!
웹소설 추천받기

TOP 30 웹소설을 만나보세요!

가장 인기 있는 웹소설을 만나보세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 작품들이에요!
TOP 30 작품보기

플랫폼 베스트를 확인해보세요!

플랫폼별로 너무나도 다른 인기작품들!
본인 취향에 맞는 플랫폼을 찾아보세요!
플랫폼 베스트 작품보기

보고싶은 웹소설이 있으신가요?

웹소설이 내 취향에 맞는걸까?
다른 분들이 남긴 리뷰를 확인해보세요!
웹소설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