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곱게 키워 준 옆집 오빠.
평생 오빠만 짝사랑하다가 용기 내어 고백했지만 돌아온 건 다정하고도 차가운 거절이었다.
“이선아. 네가 아직 어려서 감정을 착각하고 있는 거야. 충동과 사랑을 혼동하고 있는 거라고.”
나는 정말 안 되는 걸까.
오빠는 평생 날 예뻐해 주겠지만 키스해 주지는 않겠지. 소중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줄지언정 함께 밤을 보내지는 않을 거야.
이선은 서러운 눈물을 삼켰다.
***
“나 다 컸어. 나도 다 알 만큼 안다고. 어린애 취급하면서 무시하지 마.”
“네가 알 만큼 안다고?”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받은 윤재의 하얀 얼굴은 놀랍도록 무표정했고, 흐트러진 이선의 몸 위로 쏘아지는 시선은 무섭도록 냉담했다.
“유이선. 네가 아직 순진해서 감이 안 잡히나 본데…. 우리 둘이 사귄다는 건 우리가 그런 짓거리를 해야 한다는 뜻이야.”
윤재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여 눈을 맞췄다.
“이제 좀 감이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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