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지도 못하게 [독점]

울리지도 못하게

“민성재가 집 안에 숨겨 놓은 장난감이 있다던데. 그게 너야?”
그녀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이 저택 안에서 그녀는 어디까지나 천덕꾸러기, 하찮은 부속품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누구의 눈에도 띄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 저택의 작은 주인이자 오늘의 주인공인 민성재의 눈에는 그저 정원의 나무 한 그루 정도로 보이고 싶었다.
어쩌면 오늘만큼은 그게 가능할지도 몰랐다.
오늘은 그의 약혼식 날이니까.
성재가 시안에게 매달리게 되며 그의 가족들로부터 받았던 무시와 멸시, 경멸도 이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민성재의 친구, 정유현과 얽히기 전까진.
“유시안.”
그 무의식적인 미소에 유현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뭔가 다른 의미로 시안의 표정을 받아들인 게 틀림 없었다.
가뜩이나 검은 음심으로 빛나던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
“너 아주 재밌다.”
그가 혀끝을 빙글 굴리며 한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도 시안을 도발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 도발에 넘어간 시안은 성재의 약혼식 날,
그의 방에서 유현과 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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