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을 잃어버리고 홀로 헤매던 시온과
대산맥을 함께 넘으며 묘한 마음을 싹틔운 비요몰프.
하지만 별일 없이 그대로 끝나는가 싶었던 인연은
백곰 사냥꾼들의 습격 사건으로 우연찮게 다시 이어지고,
비요몰프는 때마침 도와준 그의 집에 머물게 되는데…….
“그대는 내 거야.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잠깐 맛보기
“그건 저를 지금 거두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오셀로틀에서는 국왕인 나흐웰조차 평생 들어 보지 못했을 만큼 정중한 어투는 귀가 간지러울 정도로 이색적이었다. 말 돌릴 줄 모르고 직접적인 화법이 당연시되는 오셀로틀과는 전혀 다른 단어 선택까지. 저건 지금 제가 당신 거라는 겁니까 하고 묻는 거겠지? 그리고 당연히 상대는 이퀴발람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진심이십니까?”
“뭐가?”
“말씀드렸을 텐데요. 저는 죄인이고, 이제는 버림받은 자입니다. 그런데도 거두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재차 생각했지만, 도대체 늑대들의 말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죄인이라는 거슬리는 단어는 둘째 치고, 그쪽에서 참으로 멍청하고도 고맙게도 버려 주었으니 당연히 주운 내가 주인 아닌가. 근데 그게 어떻게 문제가 된다는 거지?
“그게 무슨 상관인가?”
“가치가 없어 버려진 자는 설원을 헤매다 홀로 죽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것이…….”
“버렸으니 주웠고, 그러니까 내 것이다. 버리지 않았어도 상관없었겠지만, 버려 주기까지 했다니 문제는 없는 거 아닌가? 그대의 거처는 나의 영지, 그곳의 나의 궁. 번복할 생각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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