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밤, 랭킹 1위를 주웠다…….
초능력자의 도시, 초호시. 소소하게 밥벌이하며 살아가던 정이연의 앞에 랭킹 1위 제산오가 골목 구석에 널브러진 채로 나타난다.
하룻밤만 재우고 보내려는 안일한 생각으로 들인 제산오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이연을 향해 다소 과격한 신원확인을 거친 후, 뜬금없이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분명히 속셈이 있다. 앞구르기를 백 번 하면서 봐도 뒤가 구린 얼굴이었다!
그러나 거절하기엔 너무 무섭고 쓸모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얼결에 함께 일하게 된 두 사람의 좌충우돌 초능력 사건 해결기!
***
“이 근방 골목에 쓰러져 있길래 데려왔어.”
그러나 소시민적 자아는 주둥이를 온건하게 만들었다. 랭킹 1위만 아니었어도…….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우지 않았나.”
제산오의 말이 맞긴 했다. 여기는 온갖 능력자들이 바글거리는 초호시였다. 한 사람의 아주 조그만 악의로도 쉽게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동네.
하지만…….
“비가 와서.”
제산오는 코웃음도 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둘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커다란 그림자가 이연의 정수리를 덮었다.
“그러니까…… 네가 내 은인이라는 거군.”
“……은인?”
아니, 날 죽일 것처럼 꼬나봐 놓고 이제 와서 은인이라고?
……은인에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나?
“내가 능력이 있어서.”
이연은 눈을 깜빡였다. 이상하게도, 그럴 리 없는데.
“그걸로 도와줄까 싶은데.”
조금 즐거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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