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도피 겸 떠난 기차여행.
“꿈인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아무래도 조금 전까지 읽고 있었던 판타지 소설 속에 들어 온 것 같다.
그것도 원작에 이름 한 줄 언급되지 않은 엑스트라의 몸에 빙의된 채!
‘이게 말이 돼?!’
남자가 제대로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원작은 이미 시작됐다.
남자, 이제는 '나단 노베르'가 된 그는 앞으로 3년 뒤 벌어질 원작 사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작 주인공과 인연을 트기 위해 노력하는데…….
***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역광이 아닌 게 다행이었다. 그랬다면 눈앞에 서 있는 소년이 누군지 금방 눈치채지 못했을 테니까.
금을 녹여 낸 듯한 금빛이 칙칙한 날씨 속에서도 반짝거렸다. 시원스러운 눈매가 의아한 듯 살짝 찌푸려져 있었고, 여름 하늘 같은 푸른 눈이 나단을 직시했다.
그 순간 거대한 충격이 그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나단은 저도 모르게 탄식했다. 아, 본능이 속삭인다.
이 사람이 아자르라고.
아자르 에라스뮈스라고.
정말이지 눈앞의 소년은 나단이 <아자르>를 읽으며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니 한눈에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이 모습이 아닌 주인공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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