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예찬

소년예찬 완결

[여우같은 공 X 토끼같은 수]

조금은 바보 같고 유치한 고등학생 남자애의 풋풋하고 예쁜 짝사랑 이야기.
아니, 언젠가는 사랑이 될 이야기.

저 혼자만 세상을 사는 것처럼 잘난 우연호의 본모습은 나만 알고 있었다.
그건 내가 우연호에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우연호에게 특별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었다.
어떤 형태로든 그럴 자격은 나밖에 없었다.

“승우야. 남자를 좋아하는 건 어떤 기분이야? 너, 나 좋아하잖아.”

처음 말을 걸어온 이후로 우연호는 늘 그랬다.
꼭 사귀는 것처럼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더니,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키스를 했다.
나는 그런 우연호의 다정함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건, 우연호가 좋아서, 녀석이 너무 좋아서, 그 이유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연호의 장난이, 장난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

“얼굴 빨갛다, 승우야.”
“……마, 많이 빨개?”
“응, 토마토 같아. 나 토마토 좋아하는데.”
“어……?”
“그래서 승우 네 얼굴 깨물어 보고 싶어.”
“……난 토마토 아니야.”
“당연히 아니지.”

우연호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웃었다.

“토마토는 너처럼 안 귀여워, 승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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