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태강이가 처음 보는 심각한 얼굴로 내게 고백했다.
“윤위야. 나 너에게 진지하게 고백할 게 있어.”
“…으응, 그게 뭔데?”
“나 사실 마법사야.”
25년을 짝사랑하는 동안, 저토록 진지한 태강이는 처음이었다.
사랑 고백인 줄 알고, 고백 후 뜨거운 첫날 밤을 보내기 위해
공들여 준비해온 내 마음은 순식간에 짓밟히고 말았다.
“어… 혹시 고백할 게 이거였어?”
“많이 충격 받았지?”
걱정스러운 듯 날 쓰다듬는 태강이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며
나는 세상 다 산 노인처럼 허허 웃었다.
태강아, 내 사랑.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네가 매일 밤 족치려고 찾아다니는,
그 흉악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또라이 같은 악당이 나인데 어떻게 모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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