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매화

설매화

<설매화> “목 부러지겠다. 어서 무릎을 내놓아라.”

승준은 일어서려는 난주를 싸안고 그녀의 무릎을 베고 드러누웠다.

“내가 초시에 붙으면 뭘 해줄래?”
“음, 맛난 걸 해드릴게요. 나 음식 잘해요. 뭐가 드시고 싶어요?”
“지금은…… 요게 먹고 싶네.”

승준은 누운 채 난주의 볼을 잡고 입술을 깨물었다.
매실차를 마신 난주의 입술에서 매화 향이 났다.

밤마다 뜨겁게 그의 품에 안겼던 연인을 왕의 아우가 빼앗아갔다.

‘난주가…… 덕진대군의 기첩이라니…… 난주가 어떻게!’

이제 난주는 승준을 ‘서방님’도 ‘도련님’도 아닌 ‘나으리’라 불렀다.
그래야 잔인한 덕진대군에게 난주도 승준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그도 알았지만 가슴이 무너졌다.
난주의 얼굴은 끌려온 적국의 포로처럼 두려움과 치욕으로 물들었다.
승준은 연인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건 싸움을 시작한다.

#네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질 거니까. #저는 하나도 겁이 안 나요. #이렇게 가슴이 뛰는데 싫어질 리가 있어요? #너를 아프게 한 자들을 내가 다 쓸어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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