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왕자군의 요리사> **[안날의 청야담] 연작입니다.
맑은 물소리, 소종. 현대를 살아가는 고집 센 요리사.
바람을 타고 머나먼 하국의 대군 하륜을 만나다.
문제 될 건 없었다. 시대불명 국적불명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요리를 맛보일 수만 있다면.
그러나 입맛 같잖은 대군이 걸림돌이 될 줄이야.
“내 분명히 물었다. 예서 뭐 하는 게야! 대답!”
“요리요. 맛이나 보시지요.”
“되었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면 그게 그거지. 이 몸은 맛에 연연하는 어린애가 아니야.”
사사건건 속을 긁는 잘난 대군. 그러나 다시 돌아가기 위해선 그의 도움이 절대적이니 까짓 입맛 맞춰 드리지요, 대군마마.
내 솜씨 한 번에 세상 황홀해질 것이니.
#알콩달콩 파란만장 시공간 초월, 절대미각 도전기.
#상큼발랄 요리사 왕자쟁탈기
#철두철미 계략남
[미리보기]
“저기 대군마마. 제가 찰떡을 만든 것은 그러니까.”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는 거지. 일종의 이바지 같은 거라 할까.”
대군 역시도 웃음을 띠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둘의 대화는 어디까지나 다정했고 보기가 좋았다. 그러나 소종은 속으로 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망할! 대군! 그러니까 날 재물 삼아 방패로 두고 결혼하지 않으려는 속셈인 거잖아!’
물론 대군은 웃고 있었다. 그것도 몹시 즐거워 어쩔 줄 모른다는 듯. 마치 제대로 걸렸다는 의미처럼 보였다.
‘아이고. 내가 세상을 건너와 누군지도 모를 인간한테 강제결혼 당하게 생겼네.’
소종은 낮게 소리를 질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어요!”
어찌나 단단한지 절대 깨지지 않을 돌덩이 같은 대군이었다.
“날 궁으로 끌고 온 이유가 이것이었다니, 배신자!”
차마 이곳에서 심한 욕지기는 할 수가 없는 소종으로썬 이 말이 전부였다. 그러자 대군은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그의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웃는 게 분명했다. 순간 소종은 아찔했다.
대군의 곧은 눈빛, 오로지 저를 담고 있었다. 깊이를 모르겠는 눈빛은 다정했으며 부드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대군의 손끝이 천천히 움직였다. 소종을 품고자 그의 품으로 곱게 안아들 듯…….곧이라도 그에게 안길 것만 같은 바로 그 찰나.
“이런, 금슬도 좋군요. 이 늙은 대비가 나가 있어야 할까요.”
아이고, 아이고. 이를 어쩌나.
소종은 대비의 주름진 웃음 앞에서 곡이라도 할 듯 지독한 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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