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첫사랑.
나는 그에게 내 모든 시절을 주었다.
***
“은샘아. 지금 듣는 곡 어때?”
채현이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나를 보았다.
“조, 좋은데요?”
곡이 끝나가는지 연주 소리가 서서히 작아졌다.
“좋다면서 왜 말을 더듬어.”
다시 말해보라는 듯 채현이 나를 봤다.
나는 다친 게 살가죽이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다른 무엇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안에서 무언가 심히 요동쳤다.
“진짜 좋아?”
“좋아요. 진짜.”
물끄러미 나를 보던 채현이 입매를 올리며 고개를 돌렸다.
“네가 좋아할 것 같았어.”
나는 그때, 네가 준 모든 것이 좋았다. 너만이 만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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