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十戒)

십계(十戒) 완결

“다희 씨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해요?”
“말했잖아? 너여야만 한다고.”
“날 사랑하지는 않잖아요! 반드시 저일 필요도 없는 거잖아요!”
“반드시 너여야만 해! 오직 신하린 너여야만 한다고!”

나를 사랑해서가 아닌,
나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청혼을 하는 그 남자.
납득이 되지도, 돼서도 안 되는 대답 뒤로
하린이 더 할 수 있는 일은 절망적이게도 전혀 없었다.
그저 차로운, 그가 이끄는 대로 결혼하는 수밖에.

“내가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그때까지만 내 옆에 있어.”
“그게 도대체 무슨!”
“그 순간 넌 다시 자유가 되는 거야. 이게 우리 정략결혼의 조건이야.”

설렘 대신 불편한 감정과 사건이 가득한,
시작부터 잘못된 이 결혼은
과연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까?

-미리 보기-

“그럼 용건은 끝났으니 난 이만 나가 보도록 할게.”
“네? 어딜 가는 건데요?”

추궁당하는 기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로운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하린을 쳐다보는 눈빛에 강하게 힘을 주며 암묵적으로 조용히 경고를 던졌다.
하린은 그제야 그가 몇 번이고 강조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 제가 무언가를 알 권리는 없다고 하셨죠? 깜빡했네.”
“약간 빈정대는 걸로 들리는데?”
“아니에요. 기분 탓이에요. 전 차로운 씨를 알 권리가 없으니까요.”

하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차갑게 몸을 돌렸다.
이런 걸로 일일이 서운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로운이 뒤돌아선 그녀의 팔목을 확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다시 자신에게 향하도록 만들었다.
놀란 하린이 두 눈을 크게 뜨는 사이 로운은 한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하린의 얼굴을 양손으로 소중히 감싸면서 순식간에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신하린 씨가 좋아하는 서비스.”
“네?!”
“하는 김에 끝까지 하도록 하지.”
“지금 무슨…….”
“사랑해.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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