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가 무슨 사이였죠? 나는 몇 년 전 취해서 만난 사이, 딱 그 정도로 알고 있는데.”
취해서 만난 사이.
그래. 취해서 만났고, 뜨내기 여행객으로 머물렀던…… 불완전한 사이였다.
“자신 있으세요?”
툭 치면 바로 쓰러질 것같이 가냘픈 몸으로 아슬아슬하게 서서 그를 쏘아보는 갈색 눈동자가 물빛으로 반짝거렸다.
“이사님이 기억하시는 것이 저의 전부라는 자신요.”
“또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후회하실 거예요.”
“미안하지만, 난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그의 머릿속에 자신을 각인시키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쉼 없이 이 순간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 * *
- 여기…….
“네? 이사님 잘 안 들려요.”
- 여기, 우리 처음 만난 거긴데.
루다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오래된 그와의 추억이 머리에서 스치듯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 올래?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