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이별학 1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작가 백영옥이 전하는
24시간 연결된 세상의 달라진 우리 시대 이별 이야기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이 말처럼, 우리 시대의 이별은 더 이상 한 번의 헤어짐으로 끝나지 않는다. 24시간 휴대전화를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로 끊임없이 연결된 시대에서, 오프라인에서의 이별은 더 이상 완전한 이별을 뜻하지 않는다.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지지 못하고, 사랑과 이별 그 어떤 선택에서도 헤어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영옥 작가는 이러한 현 세태가 이제는 “한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어제의 이별학>은 그러한 작가의 생각을 담아낸 한 편의 소설이자, 사랑하지도 이별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그만의 문장 처방전이다.
학습과 자기계발에 길들여진
요즘 젊은 세대가 습득해나가는 ‘서스펜스 이별학’
이 소설의 주인공 선경은 모든 것들을 ‘공부’하는 것으로 삶의 난관을 돌파해왔다. 감정보다 학습이 먼저였고, 이해보다 분석이 먼저였다. 백영옥 작가는 이별의 순간조차도 자기계발의 소재로 삼고자 하는 주인공 선경을 통해, 현대적 의미에서의 ‘실용성’ 혹은 ‘효율성’에 대한 강박이 사랑과 이별을 맞는 지금 이 시대 청춘들의 내면에 어떠한 파동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매일매일 이별 중인 선경이 헤어진 전남친 태정과 의문의 남자들과 얽히고설켜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 중간 중간에는 역사학자, 과학자, 심리학자 등이 등장하며 이론적인 근거들이 속속 펼쳐진다. 이 이야기에 어제의 ‘이별학’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다. 작가는 사랑과 이별의 순간 속에서도 누군가의 객관적인 ‘근거’를 찾고자 하는 요즘 사람들을 위해, 이러한 장치들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 엮어 설계했다.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묻고 깨닫게 한다.
이별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요즘의 많은 사람들이, 백영옥 작가가 펼쳐낸 이 특별한 ‘서스펜스 이별학’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달라진 이별 풍경에 저마다의 마음의 방패 하나씩은 갖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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